'먹을텐데'와 '고독한 미식가' 만났다…한·일 '미친 맛집'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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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텐데'와 '고독한 미식가' 만났다…한·일 '미친 맛집' 도전

최고관리자 0 950 2025.02.25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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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맛집을 탐방하는 예능 ‘미친맛집’의 성시경(왼쪽)과 마쓰시게 유타카. [사진 넷플릭스]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 마쓰시게 유타카와 성시경이 손을 잡았다. 27일 오후 5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예능프로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에서다. 한·일 양국의 맛집을 서로에게 소개하는 콘셉트의 예능이다.

두 사람 모두 미식가로 정평이 났다. 성시경은 개인 유튜브의 ‘먹을텐데’ 코너를 지난 2년간 운영해왔고, 마쓰시게는 2012년부터 10년 이상 출연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로 명성을 얻었다. ‘미친맛집’을 연출한 스튜디오 모닥의 김인식 PD는 “한·일 간 식문화 차이를 주제로 대화하는 둘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방송에선 서울, 도쿄로 시작해 마쓰시게의 고향인 후쿠오카 등 양국의 여러 지역을 다양하게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프로덕션이 기획, 제작했지만 일본인이 출연하고, 일본 현지 스태프도 활용했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시도다. 최근 방송·OTT에서 한·일이 다양한 형식으로 협력해 만든 콘텐트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한국 배우 채종협이 주연으로 출연해 ‘횹사마’라는 애칭을 얻은 일본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2024)가 대표적이다. 크레아스튜디오가 만들고 MBN에서 방영한 음악 예능 ‘한일가왕전’(2024)과 스핀오프 ‘한일톱텐쇼’(2024~현재)는 한국 방송에선 드물게 일본 가수가 일본어로 노래하는 모습이 그대로 송출됐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제작진이 만든 프로그램에 일본 출연자가 등장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뜻하는 ‘크로스오버’는 가장 익숙한 한·일 협력 방식이다.

제작진 협력 사례는 촬영 현장을 자문하는 차원에서 작가와 연출 등이 ‘합작’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2024)은 협력의 일례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작품으로, 원작의 남자 주인공(사카구치 켄타로) 시점은 쓰지 히토나리가, 여자 주인공(이세영)의 시점은 공지영이 집필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연출한 문현성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일본과 면밀히 협업해 한·일 현장을 오가며 일본 스태프와 함께 작업했다”고 밝혔다. 내년 일본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인 ‘가스인간’은 한국 제작사 와우포인트가 일본 제작사 도호와 공동으로 기획 및 제작했다.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썼고, 가타야마 신조 감독이 연출했다.

한국과 일본 제작사가 업무협약(MOU)을 맺어 지속적 합작을 계획하는 경우도 늘었다. 콘텐트 스튜디오 SLL은 일본 민영방송사 TV아사히와 지난해 5월 MOU를 맺었다. SLL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트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양측 강점을 살리기 위해 기획·제작·마케팅·IP 확장까지 장기적 협업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CJ ENM 또한 같은 달 TBS와 공동제작을 발표했다. 이들은 올해부터 향후 2년 간 3편 이상의 지상파 드라마 및 2편의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한·일 합작이 확대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 콘텐트 산업 환경 차이로 인한 ‘상호보완성’을 꼽았다. 조규헌 상명대 한일문화콘텐트학과 교수는 “일본은 TV 소비가 여전히 높고 다소 정체된 환경으로, 글로벌 속성을 지닌 한국적 요소를 활용해 콘텐트 혁신을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제작사도 합작을 통해 일본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고, 아시아와 글로벌 플랫폼에도 대응할 수 있다.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젊은 층의 열린 태도도 한 몫 했다. ‘한·일커플’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양국 시청자를 동시에 겨냥하는 먹방·뷰티크리에이터 등이 활발히 활동하는 시대다. 지난해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부른 뉴진스(NJZ) 하니의 모습이 양국에 향수를 불러일으킨 일은 상징적이다. 조규헌 교수는 “과거 터부시됐던 일본 문화 소비가 표면화하는 최근 상황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정치와 문화가 분리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송정현 동국대 일본학과 교수는 “합작만 강조하다 질이 떨어지는 작품이 나오거나,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발생할 경우 협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양국이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양질의 콘텐트 개발은 물론, 정부 차원의 정치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혜리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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