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곰돌이 ‘푸’가 살인마 됐지만… 재미도 공포도 없다니

착한 곰돌이 ‘푸’가 살인마 됐지만… 재미도 공포도 없다니

최고관리자 0 681

a62a5872581283c4dde4c90f66805057_1681140277_2577.jpeg 

최근 개봉한 영국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 만화와 동화로 유명한 곰돌이 푸가 꿀단지 대신 망치를 든 연쇄 살인마가 됐다. 

/팝엔터테인먼트  © 제공: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귀여운 만화 주인공 곰돌이 푸가 연쇄살인마로 변했다. 최근 국내 개봉한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영국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1882~1956)의 1926년 원작 동화 ‘곰돌이 푸’를 발칙하게 비튼 이색 공포물이다. 

어릴 적 단짝 친구였던 크리스토퍼 로빈이 대학생이 된 뒤 훌쩍 고향을 떠난다. 그러자 숲속에 홀로 남은 곰돌이 푸의 야생 본능이 되살아나면서 끔찍한 괴물로 변한다는 설정에서 출발했다. 버림받았다는 분노와 복수심에 사로잡힌 곰돌이 푸는 꿀단지 대신 망치와 흉기를 들고서 살인을 거듭한다. 2021년 연말 디즈니의 캐릭터 저작권이 만료되자마자 발빠르게 영화화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감독 샘 레이미나 ‘반지의 제왕’을 연출한 피터 잭슨처럼 공포물은 영화 거장들의 출발점이다. 이번 ‘곰돌이 푸: 피와 꿀’ 역시 영국 신예 감독 리스 프레이크 워터필드(31)가 연출을 맡았다. 숲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나는 청춘 여성들 같은 설정을 통해서 공포물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패러디했다.

하지만 참신한 발상에도 불구하고 성긴 만듦새가 계속 발목을 잡는다. 저예산 독립영화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화면 속의 곰돌이 푸는 잔혹한 살인마보다는 곰의 탈을 뒤집어쓴 벌목공처럼 보인다. 

공포물을 보는 재미는 끔찍한 살해 장면 자체가 아니라 아슬아슬함과 조마조마함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에 있다는 걸 잊은 것 같다. 비주류적 코드를 일부러 강조하는 공포영화 특유의 ‘B급 정서’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올 초 세계 개봉 이후 460만달러(약 60억원)의 흥행 선전(善戰)에도 불구하고 로튼토마토 같은 해외 평점 사이트의 점수는 최하점에 머물렀는지 이유를 짐작할 만했다. 이번 흥행을 바탕으로 속편 제작도 추진 중이다. 부디 다음 번에는 곰돌이 푸를 진정한 악당으로 변모시켜주기를.


0 Comments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