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이보그’ 금붕어
수조 속 금붕어 머리에 전자장치가 달려있다.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이 금붕어를 사이보그(cyborg)로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물고기가 자신의 세계를 탐색할 수 있는 뇌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이 메커니즘이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지 파악하기 위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작은 콩 덩어리처럼 보이는 금붕어의 뇌 길이는 1.3㎝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금붕어의 뇌를 노출시킨 뒤 전극을 연결했다. 각각의 전극 직경은 사람 머리카락 정도였다. 가장 큰 난관은 금붕어가 물속에서만 살 수 있는데, 정밀한 연결 작업을 하는 동안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물고기의 입에 물과 마취제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전극은 작은 기록장치에 연결돼 금붕어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모니터링한다. 금붕어에 가해지는 무게를 줄이고, 원활하게 헤엄칠 수 있도록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도 장치에 연결됐다.
수술에서 회복된 금붕어는 수조 속을 자유롭게 헤엄쳤다. 금붕어가 수조 가장자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뇌에서 탐색을 담당하는 세포가 더 많이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금붕어의 뇌가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은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세포가 환경 내에서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주변 지도를 작성하는 데 특화돼 있다. 이른바 ‘장소 세포’와 ‘격자 세포’로 불리는 세포들이 “내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식이다.
반면 금붕어는 이런 세포가 없었다. 대신 수조의 가장자리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거나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세포가 활성화됐다. 주변의 경계와의 거리를 파악하는 식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다.
연구팀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의 흐름 속에서 살아온 물고기는 정확한 위치를 아는 것보다 주변 환경에서 위험과의 거리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동물의 탐색 방식이 각자의 서식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