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절벽서 밀었지만 생존…5년 뒤 현장 찾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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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절벽서 밀었지만 생존…5년 뒤 현장 찾은 이유는

최고관리자 0 1162 2024.05.10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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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태국에서 34m 높이 절벽에서 떨어진 왕씨(가명)를 구조대원들이 구조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5년 뒤 왕씨가 구조대원을 만나 포옹하는 모습 (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 뉴시스 최희정 기자 


태국 여행 중 남편이 절벽에서 밀어 중상을 입었던 중국 여성이 5년 만에 사고 현장을 다시 찾아 구조대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사업가 왕 누안누안(37)은 2019년 6월 남편과 태국 파탐 국립공원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의 남편이 34m 높이 절벽 아래로 밀어 추락한 것이었다.

왕씨는 당시 임신 3개월째였다. 그는 17개의 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고 배 속 아기는 결국 유산했다.

겨우 생명을 건졌으나 부상은 심각했다. 왕씨는 수년 간 5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평생 휠체어를 타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런 진단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3년간 재활치료에 집중해 다시 설 수 있게 됐다.

부상을 회복한 왕씨는 사고 5년 만인 지난 4월 20일 태국행 비행기표를 끊고 다시 파탐 국립공원을 찾았다.

왕씨는 이곳에서 자신을 구조해준 직원들과 포옹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5년전 사건을 조사한 현지 경찰에겐 중국어와 태국어로 자수를 놓은 실크 깃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왕씨는 “친구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10년, 20년 후에야 사고 장소에 돌아올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후회하고 싶지 않아 내게 도움을 준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영상을 소셜미디어 더우인에 올리면서 “내가 살아남은 건 기적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최선을 다해 도우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해당 영상은 좋아요 수 90만개를 받으며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의 강인한 정신력은 모두에게 영감을 주었다. 존경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왕씨의 남편 류사오동은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왕씨는 2015년 태국으로 건너가 말린 망고를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태국어를 주경야독하며 사업 분야를 확장시켰고 타지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류씨를 만난 건 2017년 한 파티에서였다. 왕씨는 밝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류씨에게 반했고 두 달간의 교제 끝에 결혼했다. 류씨는 결혼 후 돌변했다. 아내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도박으로 큰 돈을 잃자 아내의 사업자금에 손을 댔다. 이때만해도 왕씨는 류씨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사고 당일이었다. 류씨는 암벽 절경으로 유명한 태국 파탐국립공원에 일출을 보러가자며 아내를 꼬드겼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류씨는 고대인의 벽화가 있다며 왕씨를 절벽 끝으로 이끌었다. 류씨는 왕씨의 뺨에 입을 맞춘 뒤 “지금까지 후회할 일은 없어?”라고 귓속말을 했다. 이에 왕씨가 “후회는 없다”고 말하자, 류씨는 “그럼 죽어라”라는 말을 한 뒤 왕씨를 절벽 아래로 밀었다.

크게 다친 왕씨는 우거진 숲에 누워 피를 흘리며 죽음을 기다렸다. 그런데 때마침 길을 잃은 관광객이 왕씨를 발견했고, 구조대에 연락하며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류씨는 왕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범행 사실을 숨기고 그를 찾아 24시간 감시했다. “진실을 말하지 말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왕씨를 퇴원시키려다 병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남편의 보복이 두려웠던 왕씨는 침묵하다 뒤늦게 주변 사람들에게 일을 털어놨고, 이를 계기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류씨는 왕씨의 재산 30억원을 독차지한 뒤 도박 빚을 갚으려고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고, 작년 6월 태국 법원에서 징역 33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왕씨는 작년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최혜승 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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