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속았다”…축구장 47개 넓이 ‘푸틴의 궁전’에서 비밀첩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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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속았다”…축구장 47개 넓이 ‘푸틴의 궁전’에서 비밀첩보전

최고관리자 0 896 2024.05.09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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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궁전'으로 알려진 시콕스 히스 저택. [게티이미지] © 제공: 헤럴드경제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영국 내 호화로운 저택들이 러시아 스파이들의 활동 근거지로 사용됐다고 영국 정부가 주장했다. 이곳을 중심으로 스파이 활동을 이어오던 한 러시아 무관은 스파이 혐의로 추방됐다.

8일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영국 내 러시아 정보 수집 작전을 적발하고 해체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제임스 클레버리 내무 장관은 러시아 국방부 무관인 막심 엘로빅 대령을 영국에서 추방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 스파이 기지로 의심되는 러시아 소유 건물들은 외교적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0여년 간 영국에 주재해 온 엘로빅 대령은 실제로는 러시아 군 정보 장교라고 영국 내무부는 주장했다. 엘로빅 대령은 지난 2022년 9월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장관을 만나 영국과 러시아의 ‘군 대 군 통신 채널 강화’를 위한 회담을 주도하는 등 양국 외교관계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런던에 위치한 소련 전쟁 기념관에서 열린 헌화식에서 러시아 전몰자를 추모하는 화환을 전달하기도 했다.

영국 내무부는 엘로빅 대령 추방과 함께 러시아 외교관들이 영국 내에 체류할 수 있는 기한에 상한선을 두는 등 러시아 외교 비자에 제한을 두는 방침도 정했다.

엘로빅 대령을 비롯한 러시아 스파이가 암약해 정보수집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호화 저택들에 대해서는 외교적 지위를 박탈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외교관들이 바로 추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대사관의 근무지로서 누리는 치외법권 등 법적 보호를 더이상 누릴 수 없게 됐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곳은 1946년부터 러시아가 소유하고 있는 이스트 서섹스 호크허스트에 있는 저택인 시콕스 히스(Seacox Heath)다. 소위 ‘푸틴의 궁전’으로 불려 온 이곳은 축구장 47개 넓이에 해당하는 83에이커(33만5900㎥)의 거대한 부지에 50개의 방이 있고 테니스 코트와 축구경기장까지 갖췄다.

건축가 리처드 카펜터와 윌리엄 슬레이터의 설계로 1871년 지어진 이곳은 영국 국립유산목록(NHLE) 2등급에 등재됐다. 이곳을 소유해 온 정치인 조지 고셴 자작은 전투 중에 아들을 구한 소련 선원에 대한 보답으로 1946년 10월 당시 소련 정부에 선물했다. 소련 정부는 이후 이곳을 런던 주재 외교관들의 휴양지로 삼았다.

데일리메일은 “이 건물들의 문 안쪽에서 무슨 일이 저질러졌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클레버리 장관은 스파이 행위,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 유포, GPS 교란행위 등 러시아가 영국 영토 안에서 무모하고 위험한 활동을 펼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 저택에서 날린 드론이 마을 상공을 맴돌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외교관과 올리가르히(과두재벌)들에게 인기가 있는 런던 북부 하이게이트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의 무역 및 국방 부서 건물도 외교적 지위를 상실했다.

클레버리 장관은 “러시아가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 공포증이라고 비난하거나 음모론이라고 비난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영국 국민과 정부는 이러한 거짓말에 속지 않을 것이며 푸틴의 하수인들에게 바보로 여겨지길 거부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이 이번 조치를 정당화 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비우호적인 행동도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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