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위 여권’ 들고 공항 갔다가...매일 200명 질질 끌려나온다는데
영국 개트윅 공항. [EPA연합뉴스] © 제공: 매일경제
영국, 브렉시트후 바뀐 여권규정 숙지못해
EU회원국 가려다 공항서 막힌 사례 속출
부활절 기간 영국서 유럽여행 640만명 전망
“범죄자 된 것처럼 비참” “휴가비 다 날려”
부활절 휴가철을 맞아 유럽 각지로 여행을 떠나려던 영국인들이 공항에서 가로막히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이후 EU(유럽연합) 회원국을 여행하는 영국인들이 기존과 다른 규정을 적용받게 됐는데, 이를 몰랐다가 공항에서 출국이 거부되는 사례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BBC에 따르면 최근 영국인 네이슨 반스(Nathan Barnes)씨는 약혼자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프랑스에 입국하려다 거부당했다.
그는 항공편 보안검색대와 여권심사대까지 통과했지만, 출발 게이트에서 “여권이 발급된지 10년 넘었다”는 이유로 탑승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온라인으로 체크인까지 마쳐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매우 놀라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는 영국이 EU를 탈퇴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별도로 협정을 맺은 아일랜드를 제외한 EU 회원국은 입국일 기준 10년 이내에 발급된 영국 여권 소지자만 입국을 허용한다. 10년이 넘은 여권은 만료일이 충분히 남았더라도 받아주지 않는다. 유효기간도 예정된 귀국일에서 3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브렉시트는 2020년 1월 31일 공식 발효됐고 그해 12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을 거쳤으나 여전히 브렉시트 이전의 삶에 익숙한 상당수 영국인들이 바뀐 규정을 모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공항에서 이 규정을 위반하는 영국인이 매일 200명에 달하며 부활절 연휴 기간에는 수천 명의 출국이 불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유효기간 요건 변경으로 EU 회원국 방문시 사용되지 못하는 여권이 이번 연휴기간에 24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부활절 연휴기간 영국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여행자는 6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인 제인 오퍼(Jane Opher)씨도 지난달 파트너와 함께 스페인에 가려다 공항에서 가로막힌 일이 트라우마가 됐다며 “범죄자처럼 공항에서 끌려 나와야 해 굴욕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휴가가는 길이었으니 다행이지 장례식처럼 급한 상황이었으면 어쩔 뻔했나”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이외에 스위스에서 열릴 아들 결혼식에 가기 위해 벨기에를 경유해 가려다가 탑승이 거부된 사례, 휴가 비용 1천200파운드(약 200만원)를 날린 사례 등이 소개됐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 대변인은 BBC에 “2020년 말 과도 기간이 끝나고도 유럽 방문 시 규정 변경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신윤재 기자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