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하는 외국인노동자 돌봄에 치매 노인 숨져…언어기준 강화는 ‘거부’
지난 2022년 8월 8일 영국 소머셋 랭포트에 있는 애슐리 하우스 레지덴셜 홈이란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91세 여성 바바라 라이멜이 숨졌다. 사고 당시 그녀를 돌보던 외국인 돌봄 노동자 2명은 영어를 구사하지못해 응급구조 서비스 신고 당시 이를 설명하지 못했다. 페이스북 캡처© 제공: 세계일보 현지용 기자
영국에서 영어를 할 수 없는 외국인 돌봄 노동자로 인해 치매 노인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여론은 외국인 노동자의 영어 구사 수준을 문제 삼으며 언어 기준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2년 8월 8일 영국 소머셋 랭포트에 있는 애슐리 하우스 레지덴셜 홈이란 요양원에서 91세 여성 바바라 라이멜이 숨졌다.
당시 그녀는 거동이 불편해 1층에서 지냈음에도 기계식 계단 리프트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최근 관할 수사기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라이멜 여사는 치매와 이에 따른 인지 장애로 계단 리프트 좌석의 안전벨트를 풀고 계단을 오르다 변을 당했다.
그녀를 돌보고 있던 두 명의 돌봄 노동자는 루마니아인과 인도인이었다. 그런데 이 둘은 영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이들은 사고 발생 이후 응급 구조 서비스인 999(한국의 911)에 전화했으나 사고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두 돌봄 노동자는 라이멜 여사의 딸인 일레인 커티스(67)에게 전화를 했으나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리지 못했다.
담당 조사관인 사만다 마쉬는 사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정부가 외국인 돌봄 노동자의 언어 기준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죽음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이 보도됐음에도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톰 퍼스글로브 영국 내무부 장관은 “숙련된 근로자에 대한 영어 요구 사항의 수준을 높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발언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약 8만6000명의 외국인 돌봄 노동자가 노동 비자를 받았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로 이들 중 대부분은 인도,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영국 정부는 저임금 부문의 일자리 16만5000개를 채우고자 노동 비자 진입 장벽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영국 케어 라이츠는 “외국인 돌봄 노동자가 비상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와 돌봄 서비스를 받는 환자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