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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갱단 생방송 난입까지…마약조직 통제불능

최고관리자 0 726 2024.01.11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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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
 

남미 에콰도르에서 무장 괴한들이 방송국에 난입해 직원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중계되는 일이 일어났다. 에콰도르 최대 조직범죄단 우두머리가 최근 교도소에서 탈출한 사태로 전국에 비상사태가 발령된 이후 벌어진 일이다.

9일 오후 에콰도르 최대 도시 과야킬의 TC텔레비시온 방송국에 10여명의 무장 괴한들이 생방송 중인 진행자들을 총으로 위협하는 장면이 중계됐다. 이들은 스튜디오에서 “마피아들과 난장판 싸움의” 결과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겠다며, 마이크 설치를 요구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은 정부가 최근 조직범죄 단속을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과 관련해 항의하기 위해 방송국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통령이 최근의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총을 쏘기도 했다. 군과 경찰이 출동해 1시간여 만에 13명을 체포했으며, 이 사태로 숨진 이는 없다. 


다니엘 노보아(36) 대통령은 이날 국가가 “내부 무장분쟁” 상태에 처했다며, 내란 상태라고 선언했다. 노보아 대통령은 군 등에 “테러단체 및 호전적 반국가 행위자”들인 조직범죄단을 무력화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7일 에콰도르 최대 마약 조직범죄단 ‘로스 초네로스’의 우두머리 아돌포 마시아스(44)가 과야킬에 있는 리토랄 교도소에서 사라지는 일이 일어났다. 마시아스는 이날 경계 및 보안이 최고 수준인 다른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었는데 방에서 사라졌다. 에콰도르 당국은 마시아스가 탈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감옥 안 다른 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살인과 마약 거래 등으로 징역 36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마시아스는 지난해 8월 대선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괴한이 쏜 총을 맞고 숨진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비야비센시오는 마약 거래를 포함한 범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인물로, 생전 마시아스가 자신에게 살해 협박을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노보아 대통령은 마시아스 탈옥 사건 다음날인 8일 조직범죄단 소탕을 위한 60일간의 비상사태와 야간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그러나, 정부의 비상사태 선포를 비웃듯 조직범죄단들은 마시아스 ‘증발 사건’ 이후 방송국 습격뿐 아니라 대법원장 자택 앞에서 폭탄을 터뜨리고, 전국에서 경찰서 등을 습격했다. 수도 키토에서는 여러 차례의 폭발과 차량 방화가 일어났다. 7명의 경찰관이 납치됐다. 


에콰도르는 최근 콜롬비아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들이 마약을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중개지가 되면서, 조직범죄가 기승을 부려왔다. 대선 후보 암살 사건 두 달 뒤인 지난해 10월 열린 대선에서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노보아는 만연한 마약 관련 조직범죄 퇴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히, 노보아 정부는 조직범죄단의 본부로 변해가는 교도소 정화 작업을 펼치려고, 마시아스 등 조직범죄단 우두머리들의 이감을 결정했다. 마시아스는 수감 중 자신과 갱단 활동을 미화하는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직접 출연하는 등 교도소 내에서 자유롭게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아스는 경계가 삼엄한 교도소로 이감되면 범죄 조직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5일 검찰총장 살해 음모로 체포된 또다른 마약범죄단 ‘로스 로보스’의 우두머리 파브리코 콜론 피코도 8일 탈옥했다.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에콰도르 5개 도시의 교도소들에서 폭동이 일어나, 8일 현재 125명의 교도관 및 14명의 행정직원이 인질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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