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의 한 여성, 아파트를 벌새 병원으로 봉사중
[멕시코시티=AP/뉴시스]멕시코 시티 아파트를 벌새 병원으로 만든 카티아 라투프(73)가 8월 7일 새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8.09. © 뉴시스
멕시코 시티 시내에 사는 한 여성이 자신의 아파트를 아픈 벌새들의 병원으로 꾸며 이 작은 새들을 돌봐주는 일을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카티아 라투프는 작은 벌새 새끼를 두 손으로 안고 "아가, 배고프지?"하면서 몸을 쓰다듬어 안정시킨다, 이 벌새는 부근의 정원에서 나무의 둥지로부터 떨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던 부상당한 새끼이다.
나무에서 떨어진 뒤 새를 구출해낸 청년이 옆에서 면밀하게 새를 함께 돌봐주고 있다.
73세의 라투프는 안약 병에 먹이를 넣어서 어린 새의 부리 안에 짜 넣어주며 "오, 배가 많이 고팠구나!"라고 말한다.
라투프는 멕시코 시티 시내 폴란코 지역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를 아예 벌새 병원으로 만들어 병들거나 다치거나 너무 어린채 고립된 벌새들을 먹이고 치료해주고 있다. 지금도 집 안에서는 약 60마리의 작은 벌새 들이 이리 저리 날아다닌다.
원래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라투프는 아마추어든 전문가든 멕시코와 중남미 국가의 애조가들이 자주 참고로 하는 많은 자료들을 제공해주는 새 전문가이기도 하다.
집안을 개조해 스스로 만든 그녀의 새 병원은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이차칼라 캠퍼스에 있는 조류연구소에서도 가끔씩 자문을 청해오는 곳이다. 새에 관한 참고 자료가 없거나, 시간과 공간이 부족할 때 마다 도움을 얻는다고 이 대학의 탐조 연구학자 마리아 델 코로 아리스멘디 박사는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멕시코 시티의 넓은 지역에는 무려 22종의 벌새들이 살고있다. 넓은 부리 벌새, 청록 벌새가 가장 흔하다. 멕시코 전국에는 57종의 벌새가, 미 대륙 전체에는 350종의 벌새가 서식 중이다.
라투프 여사의 집안에는 벌처럼 윙윙거리는 작은 새들이 침실 벽과 창문 근처까지 수십마리가 날아다닌다. 그는 2011년 직장암에서 회복돼 살아난지 1년 뒤부터 새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맨 처음 새는 다른 새에게 쪼여 한쪽 눈을 다친 작은 새였다.
수의사인 친구가 라투프에게 새를 구해주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새를 넣어두었던 안경 케이스에 써있는 대로 이름을 '구찌'라고 부른다. 이 새는 이제 헤어질 수 없는 동반자가 되어 라투프가 일을 할 때에도 컴퓨터 화면 모니터 위에 앉아 있다.
9개월째 함께 살고 있는 이 새는 슬픔, 외로움, 우울증 등 남편이 2009년에 역시 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겪었던 그의 고통으로부터 구원해준 좋은 친구라고 그는 말했다.
지금은 친구와 친지들이 가져다 준 벌새들을 기르고 돌보며 미국이 원산지인 이 새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벌새는 몸무게가 4~6g, 크기는 10~12cm에 불과하며 대부분 새끼일 때 몹시 다치거나 병든 채 이 곳으로 들어온다고 라투프는 말했다.
멕시코 시티에서는 벌새 기르기가 인기있는 취미인데 일부는 물건에 부딪치거나 둥지에서 떨어져 다치고 일부는 새 기르는 사람들이 잘못해서 오염된 물을 주어 병이 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올해 5월 이후에는 벌새 기르기 정보를 원하는 사람이 폭증해서 그녀의 틱톡 계정에 올린 벌새 관련 정보와 돌봄 가이드는 조회수를 150만 회나 기록하기도 했다.
벌새 병원에 온 새들은 대부분 회복되어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 그렇지 못하고 죽은 경우에는 아파트 앞 정원의 작은 식물들 사이에 묻어준다고 라투프는 말했다.
"생명은 신이 주고 신이 빼앗아 가는 것이니 아무것도 보장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최선을 다해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차미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