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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데려갈게요” 해외서 날아온 부모들…‘엉망진창’ 잼버리, 나라 망신 우려도

최고관리자 0 811 2023.08.0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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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한창인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병원에 119 구급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세계일보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제25회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빨간불이 커졌다. 공식 개영 나흘째를 맞이한 4일에도 대회 운영은 고사하고, 참가자들의 건강 우려, 국제적인 비판 시선에 노출돼 있다

행사는 1일 공식 개영 이후 중반으로 접어들었으나, 아직도 3개국 청소년 대원과 지도자 등 4000여명이 야영에 참여하지 않았고 일부 참가자는 중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극심한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연일 100명 넘게 발생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기 시작했다. 영외 바다 체험장에서는 독성 해파리에 쏘인 참여자들이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서야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다. 정부의 뒤늦은 대책 제시에도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준비 부족과 개최 시기 오판이 부른 참사라며 대회를 대폭 축소하거나 안전·보건 문제가 악화하면 대회 중단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영 이후 4일 0시까지 전북 부안군 하서면 새만금 잼버리 야영지를 찾은 프로그램 참가자는 총 155개국 3만9304명으로 집계됐다. 아직 3개국 4000여명이 야영장에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또 일정대로 야영지에 숙영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해외 참가자 2명은 퇴소해 집으로 돌아갔다.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았으나 공식 퇴영 절차 없이 부모들이 현장을 찾아 자녀를 집으로 데려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회 참가 신청자는 총 128개국 4만3000여명이며, 이 중 조직위에 당초 불참을 통보한 이는 한 명도 없다고 조직위는 밝혔다.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덥고 습한 야영지 생활이 지속되면서 병원을 찾거나 이송되는 참가자들도 늘고 있다. 온열질환자는 전날에도 138명이 추가로 발생해 모두 1130명으로 늘었다. 풀밭 야영으로 인해 피부 발진과 벌레 물림 등을 호소한 청소년들도 633명으로 이날 하루에만 질환자 1486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대회 사흘간 내국인 5명과 외국인 23명 등 28명이 나와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 중 내국인은 귀가 조처됐다. 영외 해양활동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에서는 칠레 등 해외 참가자 5명이 독성을 지닌 해파리에 쏘여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대회 조직위는 온열질환자 발생에 대비해 이날 냉방 시설을 갖춘 ‘뮤트댄스’, ‘신생에너지’ 등을 제외하고 햇볕에 직접 노출하거나 활동량이 많은 모든 영내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조직위는 운영에도 미숙을 드러냈다. 온열질환자 속출로 안팎의 우려가 커지자 전북의사회는 전날 전북도의 요청으로 다급히 의료 자원봉사 인력을 꾸려 현장에 파견하려 했지만, 조직위는 상시 근무 인력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언론을 통해 대회 진행 상황을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잼버리 대집회장(델타구역)을 대상으로 한 취재 기회 제공도 허용·불가를 번복하면서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애써 외부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모습이다. 제이컵 머리 세계스카우트연맹 국장(공동 종합상황실장)은 “최근 35도가 넘는 고온다습한 기온이 지속해 참가자와 봉사자 등 모두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으나, 대부분 대단히 좋은 시간을 보내고 충분히 즐거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이 근거로 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제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운영에 대해 만족도를 나타냈고 불만족은 8%에 그쳤다.

잼버리 야영지 문제는 준비가 사전에 치밀히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공동위원장 체계로 운영 중인 조직위원회와 소관 부서인 여성가족부, 폭염 등 안전에 주력해야 할 행정안전부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온열질환자가 대대적으로 발생한 이후 대통령까지 나서 보완책과 지원책을 주문하고 나서야 지원 등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폭염에 따른 온열 환자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이날 군의 협조를 받아 참가자가 쉴 수 있는 그늘막을 추가로 설치하고, 기존 덩굴터널 이용 편의를 위해 바닥을 평탄화하고 야간 이용을 위해 영지 내 조명도 추가로 설치한다.

또 냉수를 탑재한 냉장냉동차 10대를 배치하고 냉동 생수는 참가자 1인당 5병씩 제공한다. 쿨링 마스크, 모자, 자외선 차단제, 아이스팩, 얼음, 염분 알약 등 개인용 폭염 대비 물품도 지급한다.

온열 증상자를 위해 냉방 시설과 침상을 갖춘 휴식용 버스 5대를 확보해 2대를 먼저 현장에 배치했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쿨링 버스 130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의사 23명도 추가로 투입한다. 숙영 편의 시설 개선을 위해 샤워장·화장실 청소 인력을 기존 70명에서 542명으로 늘리고 이동식 화장실 50개를 추가로 설치한다.

일부 의료계와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잼버리 대회를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전날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와 한국스카우트연맹 등에 공문을 보내 “온열질환은 뜨겁고 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오심, 구토, 어지러움, 의식 변화, 실신, 근육 경련 등의 증상뿐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의학적 문제”라며 “세계 청소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즉각 잼버리 대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민중행동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시민사회노동 단체도 전날 새만금 잼버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잼버리 개영식에서 집단 탈진이 발생해 소방 당국이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축하 공연 중단을 요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또 개영식 도중 150명이 행사장 내 마련된 잼버리병원으로 이송됐다”며 대회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부터 잼버리 현장에서 숙영을 시작한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폭염 대책 보완 등으로 잼버리 현장이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며 “여러 비판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바라는 질책으로 여겨야 마땅하지만 국민들도 대회의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 등의 비판과 우려 섞인 시선을 대회 실패를 막는 ‘소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다짐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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