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이족 두번째 부인으로 사는 일본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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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이족 두번째 부인으로 사는 일본 여성

최고관리자 0 807 2023.07.31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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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마사이족과 결혼한 일본의 나가마쓰 마키와 그의 남편 잭슨.(나가마쓰 인스타그램 갈무리).  © 제공: 뉴스1



"마사이족, 상대방 삶의 방식·문화 존중"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유목민인 케냐의 마사이족과 결혼해 그의 두 번째 부인이 된 일본 여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일본 유명 시사주간지 '분슌(주간문춘)'은 지난 2005년 마사이족 남성과 결혼식을 올린 나가마쓰 마키(55)와의 인터뷰를 두 차례에 걸쳐 실었다.

나가마쓰가 처음 케냐를 찾은 건 1989년, 21살 때다. 20살부터 일본의 여행 가이드인 첨승원(添乘員)으로 일한 그는 사다 마사시의 노래 '바람에 맞선 사자'를 듣고 아프리카로 향하기로 결심했다. 이 노래는 아프리카에 의료 활동을 떠난 일본인 의사가 일본에 두고 온 애인에게 쓴 편지를 노래로 만든 곡으로, 소설과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는 케냐 첫 방문을 '최악'이라고 회상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거리를 안내해주겠다며 다가온 한 남성이 "지금까지 안내해줬으니 카메라를 내놔라"고 협박한 것. 그래도 섭씨 20도 안팎의 기온은 나가마쓰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그는 케냐 현지에서 마타투(합승 미니버스. 봉고차를 개조한 모습으로 케냐의 대표적인 이동수단)를 직접 몰기에 이른다.

나가마쓰는 "'바람에 서는 사자'에도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현실을 담은 가사가 나온다"며 "진짜 눈으로 보면 어떨지 궁금했고, 케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가마쓰는 몇 해 뒤 마타투 매니저였던 케냐인과 결혼해 귀국했지만, 남편이 일본 생활에 적응을 어려워해 곧 갈라섰다.

나가마쓰는 "어쨌든 1990년대 케냐는 개발도상국이라 선진국에 대한 동경이 굉장했다. 선진국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부자와 결혼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 나이로비의 젊은이들은 좋은 차를 타고, 최첨단 휴대전화를 가지는 등 물질적 풍요로움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관이 강했다"며 "그런 데 전혀 흥미를 나타내지 않고 가족에 가치를 두던 게 마사이족이었다. 마사이족을 만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나가마쓰는 1996년 본격적으로 케냐에 이주했다. 현지 여행 가이드로 일하며 일부 개방된 마사이족 마을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사이족에 깊이 빠지게 된 계기이자 지금의 남편 잭슨을 만난 건 마사이족의 성인식을 보러 갔을 때다. 마사이족 남자 청소년들은 16세가 되면 성인식의 일환으로 할례를 받고, 1~2개월 가족과 떨어져 살며 집단 훈련을 받는다. 다만 정착 생활을 하는 마사이족이 늘며 일부 절차는 생략하기도 한다.

나가마쓰는 "가장 화려하고 어려운 시절을 졸업하는 자랑스러움, 외로움 등이 섞여 남자들이 울음을 터뜨렸다"며 "그것을 보며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중 가장 '와일드한 남자'가 잭슨이었다. 그때 어른이 되기 위한 수행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던 직후였는데, 아직 인간 사회로 내려오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접근하기 어려운 아우라를 뿜었다"고 말했다.

성인식을 보고 난 뒤 나가마쓰가 가장 많이 했던 혼잣말은 "넌 왜 마사이족이니?"였다. 상사병 아닌 상사병에 걸린 나가마쓰는 자신이 성인식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주변 마사이족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그들에게 "잭슨을 보면 내가 사진을 주고 싶어한다고 전해달라"고 했고, 실제로 잭슨은 다음날 나가마쓰가 묵고 있던 호텔로 찾아왔다. 공통 화제가 없던 탓에 나가마쓰는 성인식이 매우 감동적이었다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괜찮다면 우리 마을에도 놀러 오라'는 잭슨의 권유에 마을을 찾았고, 마을 장로가 결혼 얘기를 꺼냈다. 잭슨에게는 이미 첫 번째 부인이 있던 터였다. 더군다나 나가마쓰는 세계 각국을 다니는 여행 가이드였기 때문에 "집에 있을 일이 별로 없는데 마사이족과 결혼하는 것이 가능한지 고민된다"고 묻자, 장로는 "일이 있을 때는 당신의 삶에 보람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고, 일이 없을 때는 마을로 돌아오면 된다"고 답했다.

나가마쓰는 마사이족 생활에 불편함은 없느냐는 물음에 "화장실이 밖에 있다는 게 힘들다"며 "야생동물이 있는 밤에는 특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또 "소똥으로 된 전통 가옥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온몸에 200군데 정도 벼룩에 찔렸다"며 "벌레가 많은 건 신경 쓰이지 않아서 살 수 있겠지 싶었는데 마사이족과 똑같이 살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들과는 피부의 질, 내성 모두 다르더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사이족은 상대방의 삶의 방식이나 문화를 매우 존중한다. 그들과 같은 집에 살지 않아도 되고, 같은 것을 먹지 않아도 된다. 그들에게는 같은 것을 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다"라며 "많은 분들이 이런 마사이족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가마쓰는 일본 곳곳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남편의 이름을 딴 잭슨교육기금 등 케냐 현지인들을 위한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뉴스1) 김예슬 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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