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히잡 쓴 이란 남성 약사들, 무슨일?
이란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가 지난 7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 남성약사가 검은색 히잡을 쓰고 있다.
/트위터 © 제공: 조선일보 김가연 기자
최근 이란 당국이 여성 약사들의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내용의 명령을 발표한 것을 두고 일부 남성 약사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검은색 히잡을 머리에 두르고 동료 여성 약사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현지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의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국(FDA)이 전국의 약국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검은색 베일(히잡)을 쓸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에 따르면 약국 관리자들은 여성 직원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했는지 감시해야 한다”며 “이와 관련해 약국 소유주는 개업 전 이를 따르겠다는 서면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명령은 지난해 9월부터 히잡 착용을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란 종교법에 따르면 여성들은 히잡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국이 히잡 미착용에 대해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음에도 히잡 미착용 여성의 수가 늘어나자 이 같은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성 직원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거나 부적절한 방식으로 히잡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몇 개의 약국이 폐쇄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매체는 “이는 약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시라즈 대학은 적절치 않은 히잡을 쓴 학생들을 불러 ‘의무적 상담’을 받도록 했고, 테헤란 대학은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학생들은 징계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명령이 내려진 이후 이란의 몇몇 약국에서는 히잡을 쓴 남성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당국의 명령이 성차별적이고 부당하다고 생각해, 자신들이 히잡을 착용함으로써 동료 여성 약사들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이다.
이란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히잡을 쓴 남성 약사들의 사진을 공유했다. 알리네자드는 “이란 남성들은 FDA의 명령을 조롱하는 한편 여성 동료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는 함께 이 벽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세계의 약사들에게 이란 동료들과 연대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많은 여성들이 강제적인 히잡 명령에 저항한다는 죄로 직장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에게 히잡을 쓰도록 강요하는 것은 전 세계의 모든 여성과 남성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인권은 세계적인 문제다. 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