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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 벽에 머리를 ‘쿵쿵’... 수십년 갇혀 자해하던 범고래의 쓸쓸한 죽음

최고관리자 0 955 2023.03.14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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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카가 죽기 3주 전 촬영된 배속 영상. 키스카가 수족관을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Phil Demers 트위터  © 제공: 조선일보 


40년 동안 캐나다의 수족관에 갇혀 생활하던 범고래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13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자국에서 마지막으로 잡힌 범고래 키스카가 나이아가라폭포 해양공원에서 지난 9일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키스카의 부검은 지난 10일 진행됐지만, 해양공원 측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 몇 주 사이 키스카의 건강이 지속해서 나빠졌다는 설명뿐이다.

키스카는 1979년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포획돼 나이아가라폭포 해양공원에서 40년 넘게 사육됐다. 1992년까지 수천 번의 공연에 동원됐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항의로 2017년 범고래를 동원한 공연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미흡한 수족관 관리 등이 드러났다. 2021년 주 정부가 벨루가, 바다코끼리, 바다사자, 키스카 등이 사는 수족관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수리를 명령했지만, 해양공원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2020년부터 160차례 이뤄진 점검 결과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2021년에는 키스카가 수족관 벽에 몸과 머리를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영상이 공개돼 분노를 샀다. 당시 영상을 공개한 내부고발자 필 데머스는 “해양공원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범고래 키스카가 벽에 머리를 부딪치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 잔인함은 끝나야 한다”고 했다. 데머스는 키스카의 맹렬한 몸부림이 더욱 자세히 담긴 또 다른 영상을 공개하며 이를 ‘위험한 자해 행위’라고 설명했다. 영상들은 각각 16만회, 21만회 이상 조회되며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데머스는 이번 키스카의 죽음에 대해 “내가 해양공원의 열악한 환경과 동물 학대를 처음 폭로했을 때 예견한 상황이 지금 정확하게 일어났다”며 “구조해야 할 동물들이 더 많다. 이대로 멈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키스카가 죽기 직전인 지난 2월 19일 촬영된 영상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홀로 남겨진 키스카가 수족관을 같은 방향으로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12년 동안 키스카를 훈련했던 크리스틴 산토스는 “키스카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더는 키스카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키스카는 때로는 장난기 많은 모습을 보였지만, 평소 침착하고 착한 범고래였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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