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진 올렸다가 덜미 잡힌 마약조직…확대해보니 단서가
720억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하려던 영국 범죄 조직이 비밀 채팅방에 올린 반려견 사진 한 장에 덜미가 잡혔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스카이 뉴스는 2019년 말∼2020년 초 다량의 마약 유통을 시도하다가 체포돼 이날 징역형을 선고받은 대니 브라운(55)과 그 일당을 검거하는 데 브라운의 반려견인 '밥'의 사진 등이 중요한 단서가 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에 따르면 이들은 40t 굴착기에 런던 시가 기준 4500만파운드(약 720억원) 상당의 MDMA(일명 엑스터시) 448㎏을 숨겨 호주에 유통하려 했다. 일당들은 비밀 유지를 위해 유럽 암호화 메신저인 '인크로챗'(EncroChat)을 통해 소통하며 범죄를 모의했다.
인크로챗은 범죄에 주로 이용된 암호화 메신저로 지금은 폐쇄됐다. 2020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각국 사법당국은 공조를 통해 인크로챗 서버를 해킹해 마약, 무기 거래, 살인 모의 등 다량의 범죄 증거들을 대거 적발했다. 브라운과 일당도 이를 통해 덜미를 잡혔다.
수사관들은 브라운이 공범 스테판 발도프에게 보낸 프렌치불도그인 밥의 사진을 발견했다. 이를 확대해 목줄에 적힌 브라운의 파트너 휴대전화 번호를 찾아냈다.
브라운의 얼굴이 비친 TV 사진이나 문에 붙은 명패에 비친 발도프의 사진 또한 이들을 잡는 단서가 됐다. 이들이 범죄를 모의한 정황도 메신저 대화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마약을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는 호주로 보내기로 했고, 마약을 담은 굴착기를 정상적 경로로 판매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온라인 경매를 조직했다.
실제로 이들이 옮기기로 한 마약이 실린 굴착기는 2020년 1월 호주에 도착했다. 이들의 범행 사실을 인지하고 있던 호주 당국은 이들보다 먼저 마약을 찾아내 수거한 뒤 추적기와 감청 장치를 굴착기에 달아 시드니 경매소까지 이동하도록 했다.
이들과 연계된 호주 조직원들은 굴착기에서 마약을 찾으려고 이틀을 허비했고, 이에 영국 조직원들은 배달 사고를 낸 이를 찾아 나섰다.
영국 수사당국은 사진 등 여러 단서로 추적한 끝에 2020년 6월 브라운과 발도프를 런던 외곽에서 체포했다. 검거 현장에는 브라운의 반려견인 밥도 있었다.
결국 범행이 발각된 마약 조직 일당은 브라운 징역 26년, 발도프는 28년, 또 다른 주범인 라일리는 24년형을 선고받으며 범죄의 종지부를 찍었다. 마약 은닉과 굴착기 운송 등을 도운 다른 공범 3명이 받은 징역형까지 합치면 6명의 형량은 140년에 달한다.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