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마다 쉬고 싶다던 아이...”6살 마라톤 완주에 ‘아동학대’ 논란
미국의 한 다둥이 가족이 6살짜리 막내아들을 데리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가 아동학대 논란에 휘말렸다. 힘들어하는 아이를 강제로 뛰게 한 부모의 행동이 정서적·신체적 학대라는 비난이 일면서다.
6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캐미와 벤 크로포드 부부는 지난 1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개최된 ‘플라잉 피그 마라톤’(Flying Pig Marathon)에 참가했다. 이들은 6명의 자녀와 함께 출전해 시작 전부터 눈길을 끌었고, 출발 8시간35분 만에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부부는 대회 여정을 기록한 영상 등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공개했다. 특히 6살짜리 막내아들이 42.195㎞를 달리는 동안 얼마나 힘들어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적었다. 하지만 게시물은 곧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일부 네티즌과 전문가들의 비판에 부딪혔다. 괴로워하는 아이를 억지로 뛰게 하고 성장판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강제한 행위 등이 아동학대와 같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부부는 글에서 “막내가 매우 힘들어했다. 3분마다 앉아서 쉬고 싶어 했다”고 썼다. 이어 “아이는 32㎞ 지점에서 프링글스 감자칩을 나눠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7시간 만에 그곳에 도착했을 때 테이블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빈 상자만 남아있었다”며 “결국 우는 아들에게 ‘프링글스 2통을 사주겠다’고 말해 달랜 뒤 걸음을 옮겼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아이의 건강과 안전을 우려하는 댓글을 달았고 일부는 부부가 소셜미디어 ‘좋아요’를 받기 위해 아동학대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여기에 올림픽 장거리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카라 쿠셔도 “단언컨대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며 가세했다. 그는 “6살 아이는 마라톤이 자기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할 수 없고 왜 이런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어린이는 어린이일 뿐이다. 부모에게는 자라나는 아이의 몸과 마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라톤 대회 조직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호주 육상선수 출신인 리 트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주최 측이 아이의 출전을 막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직위는 대회 참가 자격을 성인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지켜지지 않았고 크로포드 부부의 자녀 6명 중 4명이 18세 미만이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조직위는 “크로포드 가족 전원에게 등번호를 지급한 것은 아버지가 어린 자녀와 항시 동행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참가자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지키기 위해 모든 보호와 지원을 제공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18세 이상 출전 조건을 엄격하게 지킬 것”이라고 사과했다.
크로포드 부부 역시 “아이들의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절대 강요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뛰는 동안 가족 모두 눈물을 흘렸지만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며 “탈수나 탈진 등의 증상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은 지금까지 33회 이상의 마라톤 참여 이력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에는 애팔래치아산맥 2000마일(약 3220㎞)을 걸어서 종단한 경험담으로 ‘2000마일을 함께’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6남매 중 다섯째인 11살 딸 역시 6살이던 2017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완주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