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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막히자 롤렉스 사모은다…中부자의 신박한 투자

HawaiiMoa 0 1300 2021.12.22 06:38
스위스의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시계들. [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의 럭셔리 시계 브랜드 롤렉스의 시계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장쑤(江蘇)성 동부에서 전기 히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샘 유씨는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올해 8월 70만 위안(한화 약 1억 3000만원)을 주고 스위스 명품 시계인 파텍필립을 구입했다. 유씨는 “시계 투자는 현명했다고 생각한다”며 “2년 뒤 약간의 이익을 남기고 되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반면 그가 부동산을 구입한 지는 5년이 넘었다. “정부 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살 사람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F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의 부동산 통제 정책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중국 부유층이 명품 시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현상을 조명했다. 중국 부자들이 여분의 현금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대신 롤렉스·파텍필립 등의 명품 시계에 투자하고 있다면서다.

홍콩 소재 컨설팅 회사 CSG 인티지가 지난 10월 중국 내 연간 가계 소득 50만 위안(한화 약 9350만원)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시계 소비를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시계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7만 6700위안(약 1434만원)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CSG 인티지의 사이먼 타이는 FT에 “중국 시계 시장에서 최상위권(소비자층)은 매우 탄탄하다”며 “만약 지금 중국의 롤렉스 매장을 간다면 살 수 있는 시계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 홍콩을 제치고 스위스 고급 시계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나라가 됐다. 뉴욕타임스(NYT)가 스위스 투자은행 본토벨의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스위스의 대중국 시계 수출액은 총 25억 스위스프랑(한화 약 3조 227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8%, 2019년에 비해 55.5% 늘어난 수치다.

배경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있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시 주택 시장에 시장 경제 요소를 도입하며 부동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부동산 호황은 2000년대 후반까지 이어지다가, 최근 몇 년 새 중국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겠다고 나서면서 분위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8~10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집은 살기 위한 것,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房住不炒)”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 격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0.05%p 낮춘 3.8%로 인하하면서도,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활용되는 5년 만기 금리는 4.65%로 유지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여기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恒大)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것도 부동산 경기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에서 시계 투자는 단순히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이 아니라, 물가 상승의 대비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FT의 해석이다. 명품 시계를 재판매하는 이른바 ‘리셀(Re-sell) 시장’이 활성화 된 배경이다.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시리즈와 같이 인기 있는 모델은 중국 내 중고 시장에서 원가의 5배까지 뛰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정가 985만~4838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모델이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리셀러 데이비드 웡은 “특정 하이엔드 모델에 대한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은 부족하다”며 “당분간 가격이 내려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계는 휴대성이 간편해 해외로 부를 이전하는 것이 용이한 점도 부유층의 시계 소비를 늘리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중국에서 개인의 해외 송금 한도는 연간 5만 달러(약 5900만원)로 제한되는데, 이 같은 엄격한 자본 통제를 피하기 위해 시계에만 수만 달러를 투자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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