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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됐다, 다신 안 받아”… 미쉐린 별점 자진 반납하는 식당들, 왜?

최고관리자 0 555 2025.04.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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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식 평가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미식 평가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유럽 일부 식당이 ‘별점’을 자진 반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쉐린 별점은 여전히 요식업계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지만, 평가를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고객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루카의 유명 레스토랑 ‘질리오’는 작년 10월 미쉐린 측에 자신들이 받은 별점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레스토랑 공동 소유주인 베네데토 룰로는 미쉐린 별점을 받았다는 이유로 기교 부린 음식과 격식 있는 분위기의 식당일 거라고 짐작하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식당은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며 “티셔츠와 슬리퍼, 반바지 차림으로도 고급 레스토랑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분자요리 대가로 알려진 프랑스 셰프 마르크 베라 역시 새로 연 레스토랑에 미쉐린 비평가들의 출입을 금지했다. 앞서 2011년 미쉐린 별점을 받았던 영국 런던 레스토랑 ‘피터샴너서리’ 셰프 스카이 긴겔도 “미쉐린 별점이 저주가 됐다. 다시는 받지 않기를 기도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레스토랑을 떠나면서 “미쉐린 등재 후 일이 너무 바빠졌고 격식 없는 내 스타일과 상반되는 파인다이닝(고급식당) 경험을 기대하는 고객들의 불만에 시달렸다”는 불평을 내놨다.


어려움을 겪는 건 미쉐린 측도 마찬가지다. 최근 수년간 신세대 미식가나 인플루언서들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힘써왔고, 친환경적 노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식’을 실천하는지 평가하는 ‘그린 스타’를 도입했다. 그러나 가이드북 판매 저조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겪어야 했고 결국 각국 관광 당국으로부터 돈을 받기 시작했다.


음식 비평가 앤디 헤일러는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미쉐린은 사업 모델을 바꿔야 했다”며 “사람들이 더 이상 인쇄된 가이드북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한국, 중국 등의 관광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때문에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라며 “미쉐린이 관광청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고 ‘미안하지만 식당이 모두 형편없으니 별을 줄 수 없다’고 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짚었다.


다만 미쉐린 측은 이 같은 지적에 “레스토랑을 선정하고 별을 주는 과정엔 문제가 없다”며 “후원과 등급을 담당하는 팀은 별개”라고 가디언에 전했다.



문지연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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