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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의 눈높이'와 '국민 눈높이' 사이 오락가락하는 '한동훈의 눈높이'

최고관리자 0 512 2024.11.12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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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한(韓), 김건희‧채상병 등 관련해 거듭 "국민 눈높이" 강조

'채상병 제3자 특검' 공약했으나…당내 반발 커지자 '침묵'

"길 잃고 역주행" "내부총질만"…여야 양측 비판 고조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명령에 응해야 한다." (2024년 6월23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리자." (2024년 7월23일, 당 대표 당선 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필요하고, 해야한다." (2024년 10월10일, 김건희 여사 논란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담화가 되길 기대한다." (2024년 11월5일, 대통령 담화를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외치며 당권을 거머쥔 지 112일, 여야 양쪽에서 그의 '언행 불일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 대표가 정치 현안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당정의 변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 대통령실과 당의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한 대표의 정치력이 도마에 오른 사이 당정 지지율은 '한동훈 체제' 이전보다 더 하락했다. 그 원인으로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민심'의 괴리가 지목되는 가운데, 한 대표가 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난관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3자 특검' 말했던 한(韓)…길어지는 침묵

한 대표는 정치권 데뷔 이후 줄곧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왔다. 한 대표의 이 소신은 '전광판을 보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기조와 대비됐다. 실제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비선 논란, 채상병 특검 등을 두고 대통령실과 공개적으로 충돌했고, 이 탓에 '윤-한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런 한 대표가 62%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권을 잡자 대통령실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당심'을 업은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강하게 충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한 대표도 당정관계 변화를 암시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시사저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수직적 당정관계는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국민의 강력한 뜻"이라며 "당을 변화시키고 대통령과도 수시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대표의 공약은 현재까지 미완의 상태다. 총선과 전당대회를 걸치며 한 대표와 사이가 벌어진 대통령실, 원내 친윤(親윤석열)계의 '벽'을 한 대표가 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탓에 '대통령과 수시로 대화'하겠다던 한 대표의 공언과 달리,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패싱'하고 추경호 원내대표와 소통하는 사례가 번번이 발생하고 있다.

어렵게 성사된 윤 대통령과의 차담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한 대표가 김 여사 측근의 인적 쇄신을 대통령에게 요구했으나, 설득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진행했으나, 이 결심에도 한 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의 설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취임 후 '당의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대표가 공약한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은 진행되고 있지만, 원내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당장 한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공약한 '채상병 제3자 특검 추진'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한 대표를 따르는 당내 범친한(親한동훈)계가 30명 안팎으로 추산되지만, 추 원내대표와 권성동 의원 등 원내 친윤계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대표를 비롯한 당내 친한계의 불만도 고조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내 친한계 관계자는 "10·16 부산 금정구·인천 강화군 보궐선거 승리로 한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입증됐다. 그런데 민심이 당정에 등을 돌렸다면 문제는 (한 대표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것"이라며 "사고는 엉뚱한 사람들이 쳐놓고, 수습은 당 대표보고 하라하니 한 대표는 억울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취재에 따르면, 한 대표도 이 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는 측근들에게 '한동훈만 살고, 윤석열은 죽는 길은 없다'는 취지로 '딜레마'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어되지 않는 '윤심'과 계속 하락하는 '민심' 사이에서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尹)과 헤어지지 못하는 한(韓)…'오월동주' 언제까지

한 대표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 친한계가 '용산‧친윤 책임론'을 내세우고 있으나, 정치권에선 '한동훈 책임론'도 발화하는 모습이다. 여야 양측에서 언급되는 것은 한 대표의 '정치력‧결단력의 부재'다. 여권 인사들 사이에선 한 대표가 당정 갈등을 언론에 '생중계'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 포럼 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를 향해 "계속 갈등만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당이 108석 갖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갈등만 일으키면 그 당하고 (대통령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 그렇게 할 바에 민주당하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에선 한 대표가 '민심'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김 여사 특검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특감) 임명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꼽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눈높이' '민심' 운운하던 한 대표가 길을 잃고 역주행하고 있다"며 "국민을 배신하지 말고 '김건희 특검'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및 수사외압 의혹' 관련 국정조사와 관련해서도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만큼 여당은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국정조사에 협력하라"고 했다.

여야 양측의 맹폭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단 한 대표는 '이재명의 사법리스크'에서 반등 기회를 엿보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대국민담화 이후 대야(對野) 비판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예고된 이 대표의 1심 재판, 그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을 거론하며 보수층 결집을 유도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자제하고, 되레 그의 공적을 치켜세우는 모습이다. 전날 당 정책위원회가 개최한 '전반기 국정 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서는 "한‧일 관계를 과감하게 정상화해 지난 정부 동안 뒤틀려있던 한미 관계가 복원되고 한‧미‧일 공조로 이어졌다"며 "대단한 성과였고, 윤석열 정부는 이것 하나만 두고도 역사 속에서 평가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규모에 따라, 민심 추이에 따라, 한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당내외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지난달 22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한 대표를 향해 "다시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이젠 당이 난리가 나던 말던 승부수를 던질 때가 왔다.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면 죽도 밥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만히 있어도 (한 대표가) 죽고 국민의힘은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성의 기자ⓒ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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